스드메를 세 개로 분해해서 각각 따져봤습니다
스드메는 하나의 단어처럼 쓰이지만 실제로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세 개의 계약입니다. 묶여 있기 때문에 편한 만큼, 묶여 있기 때문에 개별 판단이 흐려집니다. 하나씩 떼어놓고 보겠습니다.
스튜디오 — 가장 취향이 갈리고 가장 되돌릴 수 없는 항목
스튜디오 촬영은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고, 마음에 안 들어도 다시 찍기 어렵습니다. 세 항목 중 실패 비용이 가장 큽니다.
확인해야 할 것 1 — 작가 지정 가능 여부. 상담에서 본 포트폴리오와 실제 촬영 작가가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. 스튜디오는 여러 작가가 소속돼 있고 배정은 대개 업체 재량입니다. 특정 작가를 원한다면 계약서에 이름이 들어가야 합니다. 지정 시 추가금이 붙는 곳도 있는데,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항목입니다.
확인해야 할 것 2 — 원본 제공 조건. 앨범에 들어가는 컷 수와 원본 파일로 받는 컷 수는 다릅니다. 보정본 몇 장, 원본 전체 제공 여부, 추가 보정 단가가 명시돼야 합니다. 요즘은 앨범보다 원본 파일의 활용도가 훨씬 높습니다. 모바일 청첩장, 액자, 부모님 전달용으로 계속 쓰이기 때문입니다.
확인해야 할 것 3 — 촬영 시간과 컨셉 수. 컨셉 3개와 5개는 촬영 시간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납니다. 체력 문제이기도 합니다. 새벽에 시작해 저녁까지 가는 일정이 흔합니다.
확인해야 할 것 4 — 보정 기간과 수정 횟수. 촬영이 끝나고 결과물을 받기까지 몇 주가 걸리는지, 수정 요청은 몇 회까지 가능한지가 계약서에 있어야 합니다. 이 기간이 길면 청첩장 일정과 충돌합니다.
서울 스튜디오는 실내 세트의 종류가 다양한 편이지만, 세트 사진은 어느 스튜디오나 비슷해 보입니다. 차별화는 결국 작가의 시선에서 나옵니다. 최근 1년 내 작업물을 중심으로 보세요.
드레스 — 사진으로 판단이 불가능한 유일한 항목
드레스는 입어보기 전까지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. 같은 디자인도 체형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.
확인해야 할 것 1 — 제휴 샵 목록. 스드메 패키지에서 드레스샵은 정해진 목록 안에서 고르게 됩니다. 계약 전에 이 목록을 받으세요. 이름만 나열된 목록은 정보가 아니니 각 샵의 대표 라인 이미지를 함께 요청하는 게 좋습니다.
청담 일대 샵들은 색이 뚜렷하게 갈립니다. 미니멀한 실루엣에 강한 곳, 볼륨과 레이스가 주력인 곳, 자체 제작 비중이 높은 곳이 각각 다릅니다. 목록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샵이 없으면 그 패키지는 의미가 줄어듭니다.
확인해야 할 것 2 — 피팅 횟수와 본식 드레스 등급. 피팅은 보통 2~3회입니다. 여기서 나오는 추가금 지점이 본식 드레스 등급 초과입니다. 계약 등급 안에서 고를 수 있는 드레스가 몇 벌인지, 등급을 올리면 얼마인지 숫자로 확인하세요.
확인해야 할 것 3 — 헬퍼 비용. 본식 당일 드레스를 관리해주는 인력 비용입니다. 견적서에서 빠져 있다가 당일 현금으로 요구되는 경우가 있습니다. 미리 확인하고 예산에 넣으세요.
확인해야 할 것 4 — 촬영용과 본식용의 구분. 촬영 드레스는 사진에서 예쁜 것이, 본식 드레스는 오래 입고 움직일 수 있는 것이 기준입니다. 기준이 다르다는 걸 모르고 같은 취향으로 고르면 본식 당일 힘듭니다.
드레스 투어는 평일에 잡는 게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. 주말 청담은 30분 단위로 팀이 들어와서 충분히 입어볼 시간이 안 나옵니다.
메이크업 — 가장 저평가되고 가장 사진에 남는 항목
세 항목 중 예산 비중이 가장 낮지만, 본식 사진에서 얼굴은 항상 중앙에 있습니다.
확인해야 할 것 1 — 리허설 포함 여부. 본식 메이크업을 처음 보는 게 예식 당일이면 위험합니다. 리허설이 포함인지, 별도 비용인지 확인하세요. 별도라도 하는 걸 권합니다.
확인해야 할 것 2 — 출장 여부와 시간. 예식 당일 새벽에 샵으로 가는지, 홀로 출장을 오는지에 따라 그날 아침의 난이도가 달라집니다. 서울은 샵과 홀이 대부분 30분 이내 거리라 선택지가 있는 편입니다.
확인해야 할 것 3 — 혼주 메이크업. 양가 어머님 메이크업이 포함인지, 추가 인원당 얼마인지 확인합니다. 원판 사진에 함께 나오는 분들이라 그냥 넘기기 아까운 항목입니다.
확인해야 할 것 4 — 중간 수정 동행 여부. 예식 중간에 메이크업을 손볼 인력이 남아 있는지입니다. 아침에 마치고 철수하는 조건이면 오후까지 그 상태로 갑니다.
세 개를 다시 묶어서 볼 때
패키지의 가치는 가격이 아니라 조합의 적합성에서 나옵니다. 스튜디오는 마음에 드는데 드레스 목록이 안 맞으면 그 패키지는 좋은 패키지가 아닙니다.
그래서 상담할 때 총액을 먼저 묻지 말고 구성부터 물어야 합니다. 작가 목록, 드레스샵 목록, 메이크업샵 목록을 받고 나서 가격을 보면 판단이 명확해집니다.
세 항목의 예산 배분에도 정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. 다만 흔한 실수는 있습니다. 스튜디오에 예산을 몰고 메이크업을 최소로 잡는 경우입니다. 스튜디오 사진은 몇 번 꺼내 보지만 본식 사진은 계속 보게 됩니다. 비중을 다시 생각해볼 지점입니다.
세 항목은 계약 시점도 다릅니다
한 패키지로 묶여 있어도 실제 진행 시점은 제각각입니다.
스튜디오 촬영은 대개 예식 4~5개월 전, 드레스 투어는 5개월 전, 본식 메이크업 리허설은 2개월 전에 이뤄집니다. 계약은 한 번에 하는데 실행은 반년에 걸쳐 흩어집니다.
그래서 계약할 때 각 항목의 일정 확정 시점을 함께 물어봐야 합니다. 특히 스튜디오 촬영일은 작가 스케줄에 좌우되기 때문에 계약 시점에 대략의 후보 날짜라도 잡아두는 게 좋습니다. 나중에 잡으려 하면 원하는 계절을 놓칩니다.
보정 기간도 여기에 걸립니다. 촬영에서 결과물 수령까지 몇 주가 걸리는지에 따라 청첩장 제작 일정이 밀릴 수 있습니다. 세 항목을 하나의 일정표 위에 올려놓고 봐야 충돌이 보입니다.
박람회는 이 세 목록을 여러 업체에서 한꺼번에 받아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. 개별 상담으로는 하루에 두 곳 보기도 어렵습니다. 서울웨딩박람회 스드메 부스를 돌 때 “구성 목록부터 보여주세요”로 시작해보세요. 대화의 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.